영화(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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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도 못하면서
#. 내 인생 처음으로 보는 홍상수 영화. 여자가 나이가 들 수록 홍상수 영화를 이해하기가 쉬워진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는데, 역시 그의 다른 영화들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에 딱딱 들어맞는 환상의 캐스팅! 1) 엄지원은 히스테릭하고 뭔가 자학하는 듯한 느낌. 2) 공형진은 어딘가 내재된 열등의식을 부정하고, 자신이 처한 현실이 이상적이라고 믿고 살고 싶어하는 듯한 느낌. 3) 나로서는 이해불가능한 4차원 캐릭터 정유미. 4) 유준상은 뭔가 집중력 장애가 있는 듯 산만하고, 열린 사람인 척 하지만 사실은 보수적인, 보수적이기라기보다도 위선적인. 5)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아주 전형적인, 내 아내에게 헌신하면서도 자기 만족할 건 다 챙기는 코리안허즈밴드 문..
2009.07.18 -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 내가 극장에서 터미네이터를 본 적이 있었던가. The End Begins 이라 그런지, 내가 본 아놀드 아저씨의 1탄, 2탄과 뭔가 동떨어진 느낌, 터미네이터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봐도 무관한 그런 느낌이었다. 오히려 매트릭스 속편이라고 하면 믿을 수 있을 법도 하다. 영화가 주는 컬러감 자체도 굉장히 비슷하고, 기계 몰래 숨어 살고 있는 레지스탕스 라는 설정도 비슷하다. #. 사실 나의 목적은 크리스찬 베일에게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의 역할이 별 거 없어서 실망했다. 뭐 이건 배트맨 목소리로 방송하는 거 말고는 그닥 하는 일이 없어. 대신 발견한 진국. 꺅 오빠 어딨다 이제 왔어요. 완전 듬직해 보이는 샘 워싱턴. 의리있어. #. 터미네이터 스토리는 조금만 따져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는 논리지만..
2009.07.04 -
거북이 달린다
#. 포스터에서 받는 과격한 느낌과는 달리, 실제 영화는 왠지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 나는 송강호가 좋다. 살인의 추억, 박쥐, 놈놈놈, 복수는 나의 것, 괴물, 우아한 세계. 어떤 영화에서 어떤 배역을 맡든 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낼 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에 송강호만이 할 수 있는 뭔가를 녹여내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 배우 김윤석. 김윤석도 송강호 같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배우가 될까. 이미 여러 매체에서 그는 송강호와 함께 다루어지곤 했다. 그에게서 받는 여러가지 느낌을 자꾸만 송강호랑 매치하게 되는 게, 나만 그런 건 아니었나보다. 여튼지간에 참 연기를 맛깔나게 해냈다. #. 배우 정경호. 왜 정경호를 썼을까 백번 생각해봤는데, 딱히 그 역할을 대신할 다른 사람이 생각나..
2009.07.04 -
박물관이 살아있다 2
먼저, 내 블로그 영화포스트의 그 첫번째를 이 놈이 장식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매우 기분이 상함을 밝혀두는 바이다. #. 박물관이 살아있다 1편은 진짜 웃긴다. 소재도 참신하고, 주인공의 고군분투 전개도 스피디하고, 박물관 아이템들도 나름 귀엽고, 스토리도 짜임새있다. #. 박물관이 살아있다 2편은 1초도 안 웃긴다. 자기 사업 잘 하고 돈 잘 벌면서 멀쩡히 잘 살고 있는 주인공에게, 괜히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되새김질 시키려고 애쓰는 것도 맘에 안 들고. 지상 최대의 박물관에서 오만가지 것들이 다 살아나서, 이야기만 괜히 산만하게 만들고. 러브스토리 라인은 감동도 없고. 무엇보다 말이 너무 많아. 제발 선택과 집중 하란 말이다. #. 미국코미디 영화는 정말 모 아니면 도다. #. 헤어지고 싶은 연인들에게..
2009.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