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bc(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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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씨 비스트Sea Beast에는 있고 애플tv 럭Luck에는 없는 것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은 거의 다 챙겨보는 나지만 감독이나 스토리작가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냥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일부러 찾아보는 정보는 기껏해야 성우를 맡은 배우는 누구인지, ost는 누가 부르는지 정도? 그런데 최근에 넷플릭스의 ‘씨 비스트’와 애플tv ‘럭’을 감상하고 나서 새삼 제작사와 감독을 살펴보게 됐다. 사실 씨 비스트를 봤을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럭을 보고 나서 그렇게 됐다고 표현하는게 정확하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씨 비스트는 너무 재밌게 봤는데 럭은 내가 그 동안 봐온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의 생김새와 많은 요소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감동과 재미를 주지 못 했다. 마치 넷플릭스에서 엄청난 광고를 때려부었던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액션 ..
2022.08.10 -
2021년 넷플릭스 시청 기록 - 영화 및 다큐
01 미드나이트 스카이★ 02 이장★ 03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 04 더 디그★ 05 수영장으로 간 남자들 06 고양이 집사 07 그녀의 조각들★ 완전 잊고 있었는데, 2021년 1월 1일에 밀접접촉자로 자가격리 중이던 남편이랑 마스크를 쓰고 거실에 멀찍이 떨어져 앉아서 미드나이트 스카이를 봤던 날이 떠오른다. 그 이후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코로나가 이 모양이라니 믿을 수가 없네. 그 때 미드나이트 스카이 영화가 정말 너무 좋았어서, 이것이 나의 한 해를 시작하는 영화라는 사실이 만족스럽다고 느꼈었는데, 그 뒤로 정신없이 살다보니 살짝 잊고 있었네. 조지 클루니 사랑해요. 정승오 감독의 2020년 영화 이장은, 이장님 아니고 Move the grave인데, 여성+로드+패밀리+인디 영화로..
2022.01.14 -
독서일기: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p.156 "이 막 흔들려 가지고 마지막에 거의 다 됐을 때 엄청 떨리는 거, 선생님도 알죠?" "기억하세요?"가 아니라 "알죠?"다. 나도 당장 아홉 살로 돌아가 "당연하지!"하고 맞장구를 쳤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내가 마지막으로 뺀 이는 사랑니로 그것도 십수 년 전이고 마취도 했었지만, 어쨌든 겁에 질렸던 건 마찬가지니까. p.190 규민이가 나한테 과자를 줄 때 잘 하는 말, "이거 꼭 먹으세요"는 어떤가. "드세요"보다 "먹어"가 훨씬 강력한 요구다. 상대에게 맛있는 걸 꼭 먹이겠다는 굳은 의지는 존댓말로는 잘 표현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규민이의 "먹으세요"가 너무 좋다. (...) 어른들은 흔히 "애들을 위해서 말을 가린다"라고 하는데 어린이야말로 말조심을 한다. 존댓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2021.05.09 -
독서일기: 싸움의 기술 - 정은혜
p.119 사람들마다 나는 이런 사람이고, 나는 이렇게 자라났으며, 나에게는 이런 것이 중요하고, 나는 앞으로 이렇게 살 것이라는 자기만의 믿음이 자기의 역사를 서술하는 스토리의 형태로 존재하고, 이 스토리를 사수한다. 그런데 이 스토리의 플롯을 흔드는 사람을 만나면 그를 설득해서 자기의 세계관을 관철시키려 하고 자신의 이야기 구조로 끌어들이려고 하거나, 혹은 상대방이 어떻게 잘못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증명해 보이려고 한다. 그래서 싸우게 된다. p. 159 그래서 싸울 때 상대방의 잘못을 보여주는 증거를 하나 꺼내놓고 그것으로 상대방이 자신에게 죄를 지었음을 고백하라고 종용한다. 만약 그러지 않으면 그동안 모아놓은 증거를 다 늘어놓고 상대방에게 죄가 있음을 확증하고자 한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확..
2021.05.09 -
독서일기: 대도시의 사랑법 - 박상영
p.261 늦은 우기에도 비는 오고, 다 늦어버린 후에도 눈물은 흐른다. p.265 (해설- 강지희) (...) 박상영 소설 속 인물들은 자주 울면서도 곧장 자기연민을 직시하며 웃음으로 바꾸어내곤 했다. (...) 하지만 함께 머물다 떠나간 상대방의 뒷모습을 오래 직시하는 이번 소설집에서, 마지막에 이르러도 감정의 경쾌한 수직적 전환은 일어나지 않는다. 감정은 어딘가로 자꾸만 굴러 떨어지는 것이다. #. 박상영 작가는 트위터 어디에선가 우연히 보고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가 올해 봄 출간한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와 관련 된 무슨 트윗을 읽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의 턱수염과 수상경력을 구경하며 은근 마음 속에 저장 해놨던 기억은 난다. 그리고 꽤 얼마 전에는 교보문고..
2020.09.08 -
독서일기: 파과 - 구병모
p.193 최고의 시절에 누군가의 입속을 가득 채웠어야 할, 그러지 못한, 지금은 시큼한 시취를 풍기는 덩어리에 손을 뻗는다. 집어 올리자마자 그것은 그녀의 손 안에서 그대로 부서져 흘러내린다. (...) 그녀는 문득 콧속을 파고드는 시지근한 냄새를 맡으며 눈물을 흘린다. 구병모 작가의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고, 꼭 그녀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겠다고 다짐한지 3~4개월 만에 선택한 두 번째 작품. 이 책은 살인청부업체에 몸 담고 있는 노년의 여성 화자, '조각'의 이야기이다. 이 할머니(...라고 부르면 칼 맞을 것 같지만, 이제 여러모로 본인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분)의 이야기는 모든 구절, 모든 챕터가 너무 새롭고 흥미진진해서 진짜 엄청 집중해서 읽었다. 그녀가 일하거나 상대를 대..
2020.08.04